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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야간 순찰 예고한 트럼프, 美 도시 관리 패러다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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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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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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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 퍼포먼스’ 예고에 일대 혼잡
범죄 통제 불능 논란에 의견 분분
노숙자 단속→환경 개선 의지 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자국 수도 워싱턴DC에 대한 심야 순찰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수도 치안을 “통제 불능 수준”이라 규정한 데 이은 파격 행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숙자 문제 해결과 이를 통한 도시 미관 개선을 치안 강화의 핵심 과제로 지목한 가운데, 미국 내부에선 이 같은 흐름이 여타 대도시로 확산될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주민 80%, 경찰력 장악에 반감

21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동남부 애너코스티아에 위치한 공원경찰(USPP) 시설을 찾아 마약단속국(DEA), 주류·담배·총포 담당국(ATF),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수사국(HSI) 요원과 주방위군, 시경찰 등 약 300명을 만나 직접 이들을 격려했다. 그는 “과거 워싱턴DC는 끔찍한 범죄를 상징하는 곳이었다”면서 “여러분 덕에 지금은 모두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곳이 됐으며, 몇 주 후면 또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진행된 보수 성향 라디오 진행자 토드 스타네스와의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의 치안 문제를 강조하며 “오늘 밤 경찰, 군인들과 함께 거리를 순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도 치안을 연방정부의 통제 아래 두겠다고 전격 발표한 지 약 열흘 만에 나온 것으로, 발언 직후 치안 당국이 인근 도로를 통제하는 등 현장 순찰 준비에 나서면서 일대 교통 혼잡이 벌어졌다.

앞서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의 치안 상황을 “무법 천지의 통제 불능 상태”라고 표현하며 시경찰을 연방 정부 통제하에 두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아울러 치안 목적의 주방위군 투입도 지시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현지 여론조사에 의하면 워싱턴DC 주민의 약 80%가 트럼프 행정부의 경찰력 장악에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순찰에 나설 경우, 이에 반발하는 시위대와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워싱턴 광역경찰국

2년 연속 폭력범죄 감소세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의 치안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미국 안팎의 시선은 해당 지역의 치안이 주방위군을 투입할 정도로 심각한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 워싱턴 광역경찰국(MPDC)이 발표한 통계에서 해당 지역의 폭력범죄 건수는 2023년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감소세는 올해 들어서고 계속되고 있다. MPDC는 “올해 들어 이달 초까지 발생한 폭력범죄 건수는 2024년 같은 기간 대비 26% 감소했으며, 강도는 2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워싱턴DC 경찰 노조는 해당 통계의 신뢰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MPDC가 제시한 범죄 현황이 미국 범죄 통계의 또 다른 주요 출처인 연방수사국(FBI)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MPDC 공개 자료에서 2024년 폭력범죄는 35% 감소했지만, FBI 자료에서는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DC 내 범죄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두 기관의 관측이 일치했지만, 감소 폭에서는 차이를 보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차이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법률 관련 싱크탱크 범죄정의위원회(CCJ)의 아담 겔브 대표는 “각종 통계 수치는 조사하는 기간이나 범죄 유형 분류 방식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워싱턴에서 2023년 살인과 총기 공격, 강도, 차량 탈취 범죄가 정점을 찍은 이후로 폭력범죄가 크게 줄어든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워싱턴DC 내 폭력 범죄는 우리가 조사한 36개 도시 평균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대규모 ‘정화 작전’ 추진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치안 대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노숙자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그는 “인간쓰레기들을 치워 버리겠다”는 거친 표현까지 사용하며 노숙자 정비를 치안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이러한 발언은 단순히 생활환경 개선을 넘어 도시 전역을 범죄·불결함에서 해방시키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로 읽힌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주거 문제 해결보다 도시 공간 관리와 미관 회복을 중시하는 강경 접근을 택했고, 이는 워싱턴DC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수도로 만들겠다는 그의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시 곳곳의 천막촌과 공원 점유 문제를 언급하며 노숙자 집단의 확산이 시민 불안감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숙자들이) 도시를 잠식하고 있다”고 짚으며 “지금까지와 같은 수준의 대응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노숙자 정비를 치안 강화와 동일 선상에 두고, 주방위군 배치를 통한 대규모 정화 작전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미국 내부에선 워싱턴DC의 사례가 여타 도시로 확산될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시카고, 애틀랜타,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다수의 대도시가 도심 내 노숙자 밀집 구역을 사실상 ‘포기된 공간’으로 남겨 둔 만큼 다른 도시들도 정책적으로 워싱턴DC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거친 표현과 적극적인 행보가 미국의 도시 관리 패러다임을 흔드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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