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2세대의 임금 격차 원인, 나이와 경력 차이
학업 중단과 숙련 낭비를 초래하는 시간과 소득 부족
소득 보장, 유급 전환 경로, 조기 언어 지원이 핵심 대안

본 기사는 The Economy 연구팀의 The Economy Research 기고를 번역한 기사입니다. 본 기고 시리즈는 글로벌 유수 연구 기관의 최근 연구 결과, 경제 분석, 정책 제안 등을 평범한 언어로 풀어내 일반 독자들에게 친근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기고자의 해석과 논평이 추가된 만큼, 본 기사에 제시된 견해는 원문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유럽연합(EU)에서 비(非)EU 출신 청년의 25%가 교육이나 직업훈련을 중도에 이탈하고 있다. 자국 출신 청년의 이탈률이 8%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이 격차는 단순한 임금 차별 논의를 넘어선다. 시급한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 신뢰도 높은 고용주-피고용인 연계 자료에 따르면, 이민 2세가 학업을 마치고 동등한 조건의 일자리에 진입하면 조정된 임금 격차는 거의 없다. 남는 차이는 대부분 연령과 근속연수에서 비롯된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고등학교를 마치기 전 교육을 중단한다는 점이다. 저소득 이민 가정에서는 청소년기의 수입이 가계 유지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교육 기회를 잃고 조기 진입하는 노동시장에서 불안정한 경력 경로를 밟게 된다.

숙련 인력을 확대하려면 기업 현장이 아닌 교육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 핵심은 청소년이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시간에 소득을 연계하는 제도다. 정부가 그 시간을 실질적으로 보상할 의지가 있는지가 통합 정책의 신뢰도를 가늠한다.

시간의 격차가 불평등을 만든다

이민 2세대의 임금 차별 여부는 오랜 논쟁거리였다. 그러나 최근 유럽 전역의 자료는 문제의 본질이 임금이 아닌 '시간'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언어를 익히고, 고등학교를 마치며, 초기 경력을 쌓는 데 필요한 시간의 확보 여부가 노동시장 통합에 결정적이다. 유럽 15개국의 세대 간 소득 이동성 연구도 이를 뒷받침한다. 1세대의 격차는 뚜렷하지만 2세대로 가면 상당 부분 해소된다. 그러나 그 과정은 자동적이지 않다. 교육과 노동시장 진입 사이의 전환에서 구조적 마찰이 존재한다. 따라서 소득 보장 없는 청소년기 교육 지속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전통적인 고용차별 방지 수단만으로는 가계 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학업 기간 소득을 보장하고, 청소년이 학업을 중단하지 않고도 일정 수준의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경로를 제도화해야 한다.

벨기에 자료가 보여주는 경력 격차의 실체

벨기에의 130만 건 고용 데이터를 1999~2016년간 분석한 연구는 임금 결정 구조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연령, 근속연수, 학력, 직무, 계약 유형, 기업 고정 효과 등을 통제한 결과, 개발도상국 출신 1세대 이민자에게는 2.7%의 조정 임금 격차가 있었으나, 2세대 이민자에게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해당 연구는 단순 평균이 아닌 전체 임금 분포를 분석했고, 격차가 특정 업종에 몰려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같은 일을 하고도 차별받는 구조인지 구분해 냈다. 결과는 분명했다. 2세대의 임금 차이는 출신 배경이 아니라 더 어리고 근속연수가 짧은 데에서 기인한다. 동일 조건에서 비교할 때 차별은 발견되지 않았다. 정책은 이 사실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진입 기회와 연결 구조가 병목이다

문제는 임금 격차가 아니라, 그 이전 단계에서 교육을 중단하거나, 교육을 마치더라도 역량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구조다. 2024년 기준, 비EU 출신 청년의 조기 학업 중단율은 자국민의 3배에 이른다. 언어 장벽과 함께 간과돼 온 또 다른 제약은 가계 수입이다.

복지 수급 기준에서 벗어난 이민 가정은 청소년의 파트타임 수입 없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실제로 비EU 출신 청년의 파트타임 취업률이 가장 높다. 설령 교육을 마쳐도 문제는 해소되지 않는다. 2022년 기준, 비EU 출신 고등교육 이수자의 39%는 학력에 미치지 않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이는 숙련도가 낭비되고, 경력 축적과 임금 상승이 지연되는 구조를 반영한다. 교육 지속을 위한 시간 보장과 교육-노동 간 연결 경로 없이는, 이민 2세대는 애초에 출발선에서부터 밀릴 수밖에 없다.

교육과 기업이 함께 해야 할 일

가장 먼저 이 문제를 체감하는 현장은 학교다. 월급일 전후 출석률이 떨어지고, 학생들은 가족 돌봄과 야간 근무를 병행한다. 언어 능력은 정체되고 학업 지속성도 떨어진다. OECD는 형평성과 교육의 질이 함께 가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 접근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일수록 전체 교육 성과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해결책은 분명하다. 언어 지원, 방과후 보충학습, 그리고 숙제를 방해하지 않는 수준의 유급 현장학습 기회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기업도 역할이 있다. 추상적인 임금 격차 해소보다, 초기 경력의 축적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다. 고등학교 단계에서 유급 마이크로 인턴십을 제공하고, 선행학습이나 기존 경력에 대한 인정 제도를 강화하면, 초기 1~2년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남은 과제와 정책적 응답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채용 단계에서 이름이나 출신에 따라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확인된다. 그러나 채용 후 동일 직무와 경력 조건에서 2세대 이민자와 자국민 간 임금 격차는 존재하지 않는다. 일부 출신 지역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고, 1세대의 경우 여전히 격차가 있다. 이는 인적 자본의 이전과 산업 분포 차이 때문이다.

또한 성별 격차는 별도의 과제로 남는다. 동일한 자료에서 조정된 성별 임금 격차는 7~8% 수준으로 나타난다. 이민자 통합과 성평등은 연결돼 있으나, 독립된 정책 대응이 필요한 영역이다.

통합의 비용은 '시간'이다

정책 수단은 복잡하지 않다. 필요한 것은 정치적 결단과 예산이다. 저소득 이민 가정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업 소득 보장제를 도입해, 전일제 재학과 출석률에 연동된 수당으로 일반적인 파트타임 수입을 대체해야 한다.

또한 인력 부족 분야에 유급 현장학습을 확대하면 청소년이 학업과 생계를 병행하지 않아도 되며,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중학교 단계부터는 언어 집중 교육을 권리로 보장하고, 이에 연계한 마이크로 인턴십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외국 학위에 대한 자격 인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보완 교육에 대한 공공 지원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비EU 출신 고학력자의 과잉 학력 비율은 이 제도의 병목을 보여준다. 특히 이민 2세대 여성의 경우, 가족 돌봄과 유연 근무 기회의 부족으로 인해 노동시장 진입에 제약이 크다. 이는 복지가 아니라 인력 확보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책이 보장해야 할 마지막 조건

2024~2025년 유럽의 고용 지표는 긍정적이다. 기업은 인재를 찾고 있으며, 교육을 마친 2세대는 자국민과 비슷한 임금을 받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전에 있다.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 시간, 그 시간에 대한 소득 보장이 부족하다.

언어가 자격이 되고, 자격이 경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가능하게 만드는 건 시간이며, 그 시간을 정책이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학업 소득 보장제와 유급 학습 경로, 초기 언어 집중 지원은 저소득 이민 가정 청소년에게 교육을 우선 과제로 만드는 핵심 장치다. 나머지 정책들은 이 기반 위에서만 실효성을 갖는다. 이것은 복지가 아니라, 숙련되고 납세 가능한 노동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이다. 제도는 이미 존재한다. 필요한 것은 그 제도가 작동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매개로 정책을 정비하는 일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Hold the Ladder, Don’t Pull the Rung: Why Income-Secure Schooling—Not Wage Quotas—Will Break the Immigrant Poverty Trap | The Economy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차 저작물의 저작권은 The Economy Research를 운영 중인 The Gordon Institute of Artificial Intelligence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