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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달에 100㎾ 원자로 설치 추진 “중 · 러 견제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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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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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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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 금지’ 우려, 기술 주도권 선점이 관건
생존하고 화성 가려면 최소 100㎾ 전력 필요
“중·러보다 먼저” 달 원자로로 우주 패권 노려
전력을 생성하는 소형 원자로를 달에 설계하는 개념을 나타낸 이미지/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30년까지 달에 원자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달에 건설 계획인 영구 기지에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으로, 2035년까지 달에 원전을 구축하겠다는 중국과 러시아가 달의 특정 지역에 먼저 ‘안전 구역'을 선포할 수 있다고 예측되자 미국이 선제적으로 원자로 건설 추진 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美, 달 원자로 설치 속도

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NASA 임시 국장을 겸임하고 있는 숀 더피(Sean Duffy) 미국 교통부 장관은 최근 NASA에 “달에 원자로를 배치하는 작업을 신속히 추진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더피 장관은 또 미국보다 먼저 달에 원자로를 짓는 국가가 '접근금지 구역'을 선포할 경우, 달 기지를 건설하려는 미국의 계획이 사실상 저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NN은 더피 장관은 이번 주 안에 구체적 건설 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달 원자로 설치 계획은 2030년까지 100킬로와트(㎾)급 원자로를 달에 발사하기 위한 업계 제안서를 받도록 지시하는 내용이다. 달의 하루는 29.5일로 지구보다 30배 길다. 달은 2주간 햇빛을 받고 2주간은 어둠에 머물기 때문에 태양광 등 태양에너지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어렵다. 과학자들은 원자로가 달에서 지속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최선의 수단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소규모 기지를 건설한다 해도 태양에너지로는 전력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더피 장관의 계획대로 2030년까지 달에 원자로를 설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라이오넬 윌슨 영국 랭커스터대 지구과학과 교수는 5일 BBC를 통해 “2030년까지 달에 원자로를 설치하는 것은 기술적 관점에서 가능하다”며 “이미 소형 원자로를 위한 설계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우주 원전 예비설계 위해 민간 기업 지원

앞서 NASA는 2022년 록히드 마틴, 웨스팅하우스, IX 등세 곳의 민간 기업에 각각 500만 달러(약 70억원)를 지원해 40㎾급 원자로 초기 설계 연구를 수행한 바 있으며, 이번 더피 장관의 지시는 해당 연구를 100㎾급 상용 개발로 전환해 본격적인 배치로 이어지게 하는 조치다. 당시 계약에 따라 각 기업은 달 환경에서 최소 10년간 작동할 수 있는 40㎾급 핵분열 발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다른 전력시스템에 비해 작고 지역이나 햇빛 등 다른 자연환경 조건에 상관없이 지속적인 전력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짐 로이터(Jim Reuter) NASA 우주기술 미션 이사회 부의장에 의하면 미국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달, 화성, 그외 우주 탐사를 주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다른 환경에서 인간이 장기간 존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NASA는 이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우주 탐사용 초소형 원자로 기술을 이들 기업에게 제공하고 있다. 핵분열 표면 전력 기술이 원자로를 이용해 전력을 생성하는 핵추진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심우주 탐사에도 유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ASA의 핵추진 시스템은 발전되는 파워의 양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존 와그너(John Wagner) 아이다호 국립연구소 소장은 "이 미션이 성공하면 미국이 달에 원자력을 구축할 수 있는 첫 단계가 될 것"이라면서 "각 팀이 어떤 성과를 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달 설치를 목표로 하는 원자력 발전소 모형도/사진='러시아의 아시아로의 전환' 홈페이지

"중국·러시아보다 더 빨리"

이 같은 미국의 행보에는 제2의 우주 경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포부가 깔려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과 러시아가 함께 손을 잡고 2036년까지 달에 원전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내놨는데, 그보다 더 일찍 완공하겠다는 것이다.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달에 원전을 건설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러시아 연방우주공사(Roscosmos∙로스코스모스)가 지난해부터 공공연히 밝혀오던 중국과의 원전 건설 협력을 공식화한 것이다.

두 나라가 서명한 협력 각서에 의하면 원전은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주도하는 국제달연구기지(ILRS)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사용된다. ILRS는 중국의 달 기지 건설 계획으로, 2030년대 달에 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ILRS는 중국과 러시아를 필두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7개국이 참여 중이며, 미국의 유인 달탐사계획이자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우주협정인 ‘아르테미스’와 경쟁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2030~2035년 사이 5차례 초대형 로켓을 발사해 달 기지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물품들을 실어 나를 것이라 밝혔다.

양국이 ILRS에 원전을 건설하는 것은 공식화한 이유는 기존의 전력공급 시스템으론 기지 운영에 필요한 전기를 수급하지 못할 것이란 예측 때문이다. 유리 보리소프(Yuriy Borisov) 로스코스모스 국장은 지난해 “태양 전지판만으로는 달 기지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없을 것”이라며 “태양열 대신 원자력이 달 정착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해결책이 될 것”이라 설명한 바 있다. 보리소프 국장은 또 원전 건설에 있어 원자로를 냉각시키는 방법을 제외하고는 현재 기술적인 우려 대부분이 해결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원전이 인간 개입 없이 자동으로 운영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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