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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의약품에 최대 250% 관세 예고하며 글로벌 공급망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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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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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시설 이전 유예기간 두고 단계적 관세 인상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와 함께 발표 예정 
美 제약업계 "약가 인상돼 환자 부담 가중될 것"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에 최대 2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글로벌 제약 공급망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제약업계는 관세가 약가 인상과 공급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고, 국내 제약사들도 장기 재고 확보와 현지 생산 확대 등 대응에 나섰다. 구체적인 관세 적용 범위는 다음 주 발표될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 의약품 생산시설 회귀에 초점

5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CNBC 인터뷰에서 다음 주 중 품목별 추가 관세를 발표하겠다며, 주요 대상으로 반도체와 의약품을 지목했다. 특히 의약품에 대해서는 “초기에는 소폭 관세를 부과하되, 1년에서 1년 반 후에는 150%, 이후에는 250%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제약업계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해 유예기간을 두고 미국 외 지역에 위치한 생산시설을 자국으로 이전할 시간을 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의약품 관세는 올해 4월 미 상무부가 개시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와 맞물려 있다. 이 조항은 수입품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필요시 대통령이 직접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자국 내 생산 확대를 압박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의약품 제조 기반은 지난 수십 년간 해외로 이전됐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급망 불안이 심화하면서 미 행정부는 의료·방산 중심의 제조업 회귀를 적극 추진해 왔다.

25% 관세 부과 시, 연 508억 달러 비용 증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미국제약협회(PhRMA)는 성명을 통해 의약품 관세 부과 계획의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협회는 "의약품은 그동안 비용 증가와 공급 불안 우려로 인해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모든 관세 비용은 결국 환자 치료제 개발이나 제조업 재투자 자금을 잠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약품 관세는 글로벌 공급망과의 협력 구조를 훼손하고, 생산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조치”라며 “이는 미국 내 제조업과 제약 산업의 투자 확대라는 행정부 정책 기조와도 충돌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정책을 추진 중인 '약가 인하 정책'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의약품에 대한 관세율이 높아지면 결국 대부분의 관세 비용이 최종 소비자인 미국 국민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약값 인상, 보험료 상승, 의료 접근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협회 분석에 따르면 의약품에 25% 관세만 부과해도 연간 508억 달러의 비용 증가가 발생한다. 유럽연합(EU)이 15% 관세를 적용할 경우, 130억~190억 달러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관세 적용 범위도 명확하지 않다. 최근 미국·EU 간 무역협정에서 제네릭 의약품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제네릭은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성분·효능을 가지면서도 개발 비용이 적게 들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내에서도 전체 처방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보편화돼 있어 트럼프 행정부 역시 이 점을 고려했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는 특정 품목의 면제나 차등 적용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가별 일괄 또는 차등 관세율 적용 여부는 다음 주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 사진=SK바이오팜

韓 제약업계, 재고 확보·美 이전 등 대응 모색

국내 제약업계도 미국의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 등이 미국의 의약품 관세 사정권에 속해있다. 셀트리온 측은 "미국 의약품 관세 부과 움직임을 그동안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상황별 대응 전략을 준비했다"면서 "미국 내 의약품 관세 정책이 어느 시점에, 어떤 규모로 결정되더라도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없도록 내년 말까지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2년 치 분량의 바이오시밀러 재고를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다. 앞으로도 상시 2년분의 재고를 유지하며 관세 부과에 따른 공급망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중장기 전략으로는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해 현지화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 판매 중인 제품의 경우, 현지 위탁생산(CMO) 파트너와의 계약을 마무리한 상태이며, 향후 미국 내 생산시설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미국에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제품명 엑스코프리)'를 판매 중인 SK바이오팜도 관세 대응에 나섰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6개월분 이상의 재고를 현지에 마련했다. 또 미국과 푸에르토리코에 생산 시설을 확보했다. SK바이오팜 측은 "현재 캐나다에서 세노바메이트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미국에서 곧바로 생산할 수 있다"며 "관세 부과 정책 변화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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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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